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微型小说 成家问题

采写:玄明奎 【字号 】 浏览次数:934   发布时间:2015年2月2日 打印本页

    
【미니소설 微型小说 

 

장가문제(成家问题)

(엄마의 가슴앓이)

 

ㅡ 현명규(玄明奎)

 

   늦어서야 아침 밥상을 차리던 최씨는 원망과 불만이 섞인 얼굴에 노기를 띠고수절

을 절그렁거리며 밥그릇 찬그릇 요란스럽게 들었다놓았다하며 건너방 침실에서 체통모

르게 자고있는 아들 재철이한테 소리지른다.

  “, 재철아! 상기도 꿀잠이냐? 이게 어느 때라구. 옛날 같으면 소먹이구 밭몇이랑 매구 한쉼 쉴 땐데 상기두 엎어져 자다니 에그, 에그 …”

최씨가 아무리 음성을 높여도 꽉 닫힌 침실문은 열릴 줄 모른다. 재철은 어머니 최씨의 잔소리를 들었는지 먹었는지 사타구니에 이불을 껴감고 피둥피둥한 엉덩짝을 번듯이 드러내놓고 잠귀에 빠져 코만 드렁드렁 골아댄다.

  “괜히 목이 아프게 소리지르지 말구 그냥 자빠져 자다 죽게 놔두.”

   최씨령감은 쏘파에 비스듬히 등을 기대고 앉아서 드라마를 보다가 아들 때문

에 집안이 소란해지자 로친을 흘겨보며 거센 목소리로 만류한다.

  “다 령감탓이유. 아들하나라며 곱다곱다하더니. 이마를 어루만지구 볼기짝을 도닥이구 단욕 한마디 없이 키워놓은 자식 어떻수? 종당에 못난 버릇만 잔뜩 키

워놓았지. 저 꼴을 보시우 에미말 안중에나 두나. 쯔쯔쯔 … ”

그럼, 그게 다 애비잘못이요? 로친은 어쨌소. 아들하나라구 열여덟살까지 고뿌밥 따로 해먹인건 누군데, 내가 일을 시키라고 아무리 말해두일없다 근심말어라! 아무리 어째도 내 너를 꼭 먹여 살리겠으니하며 두둔해 나선건 또 누군데. 제멋대로

자란 꼬락서니라구서야, …”

   결국에는 아들의 일로 령감 로친이 네탈내탈하며 언성을 높이게 되였다.

   최씨는 요즘 와서 재철이 때문에 자꾸 속이 부글거렸고 안절부절 못하였다. 어쩌면 사십을 바라보는 녀석이 아직도 대상문제 하나 옳바르게 처리 못하는것이 등신같아

보이기도 했다.

   김재철(金在澈)은 올해 나이 막먹어서 서른 여섯이다. 사십을 바라보는 아들

이 총각으로 늙어가는 모습때문에 부모의 가슴속엔 재가 앉는다. 그런데 재철은 부모의 속탄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세상에 대한 망각인지 꿈만해 한다.

   그저 팔자가 사나와서 며느리가 지어준 밥 한끼 못 얻어먹구, 손주놈 못 보구, 밤낮 이렇게 마음썩이구, 고생하다 죽을 가부다며 방한구석에 앉아 손수건으로 눈급을

찍으며 넉두리를 했다.

   또 한식경이 지나서야 재철은 부석부석한 얼굴을 해가지고 하품을 해대며 침

실문을 열고 나왔다.

최씨는 아니꼬운 눈길로 아들을 흘겨보면서 또 수설거리기 시작했다.

. 너도 인젠 나이가 적지 않다. 좀 지나면 막 늙어가는 판인데그때 가서 아이도 못 낳는 파파 늙은 로친을 얻을 셈이냐? 상기도 정신을 못 차리구 늦잠만 자다니…… 어후 ~ 나원.”

   그리고는 또 아들의 밥그릇을 다시 챙겨준다. 미우나 고우나 에미의 배속에

서 열달씩이나 키워낳은 자식이니 몸을 운신할 수 있는한 자식을 굶겨 어디에 내

놓고싶지 않는 최씨의 심정이였다.

야~ 엄마두 참, 답답하꾸마. 내 얼마나 말했습둥. 좀 기다리라구. 무슨 일

이나 다 시기가 있구 때가 있지, 하고싶다구 일이 절로 됨둥.”

그래 그이라는게 대체 어느 때까지 기다리란 말이냐? 에미가 속타 늙어

죽은 후에 혼을 부를 때?”

   최씨는 아들의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속이 부글부글 괘번저졌다.

   그것도 그럴것이 독남인 아들에게 좋은 혼처를 잡아서 결혼시키려고 최씨는 령감과 함께 십년동안 한국에서 허리펼새없이, 손등에 물 마를새없이 일했다. 그 보람으로 아들 앞으로 주택도 장만해 놓고 혼수품도 마련해 놓고 여태껏 기다려 왔지만

며느리감은 아직도 한 밤중이다.

   더구나 안면있는 지숙한 사람들은 과년한 최씨의 아들을 두고 의문의 눈길을 주면

서쉬쉬거릴 때면 대답못 할 괴로움에 속이 재가된다.

   사실 아들은 어디 못 났거나 빠진데 없다. 코와 눈도 꼭꼭 제자리에 박혔고 키도 실없이 전보대처럼 가늘게 큰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답답하게 보이는 키작은 편도 아니다. 어디에 내 놓아도 버젓한 미목이다. 그런데 사십을 바라보는 문턱에서

서성거리며 장가를 못갔다. 녀자가 없어서 그렇지 않으면

 한번은 아침시장에 갔다가 우연히 한룡마루에서 살았던 김씨로친을 몇년만에 만났다. 김씨로친은 처음에는 반색하고 수선을 떨더니 그 다음에는 자연히 아들

며느리 자랑에 손주자랑까지 한 무더기로 쏟아놓았다. 이런 말들은 들으면서 최씨는 부러움과 시새움에 얼굴빛이 누그러졌다. 김씨로친은 최씨의 안색이 사뭇 달라짐을

낌새채고 내가 뭘 말이라도 잘 못쏟았나하고 자못 민망함을 느꼈다.

   기실 최씨와 김씨를 대조해보면 김씨는 부모의 의무를 감당했다 할 만큼 떳떳

한 몸가짐이지만 최씨는 부모의 구실조차 못한 말 못할 고뇌로 불쾌에 가까운 일종의

비애를 느끼고있는 편이였다. 김씨는 기분이 흐려있는 최씨를 보고 묻는다.

? 집안에 뭐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겼소?”

일은 무슨 일. 다 그놈의 자식때문이지.”

몽롱한 호기심에 김씨는 놀라운 눈치로 또 묻는다.

그눔의 자식이라니? 재철이 말이우? 가만있자, 우리 철동이하구 동갑이 아니

? 지금 뭘하고있는데?”

뭘하기는, 놀지. 장가를 들어야 사람구실을 할텐데, 장가갈 궁리는 원체하지 않구 늙어가고있소. 어쩌면 좋겠소? 무슨방법이 없을가?”

  “에구~ 쯔쯔, 그 참 안됐구만 …”

   김씨는 안되였다는 듯 빈 입만 쩝쩝다신다.

자식이란 어릴 때뿐이지 다 큰 다음 에는 부모도 어쩔 도리가 없네그려.”

그래두 마음을 놓지 말구 얼리구 닥치구해서라두 하다못해 얌전한 과부라도 얻어 제 살림을 하게 하는쪽으로 해야지. 부모가 어찌 그냥 끌어안고 방아를 찧겠소. 처녀

가 늙는 꼴이나 총각이 늙는 꼴이나 매일반이지, 안 그렇소?”

안 그러면 어쩌겠소, 당자는 꿈도 안 꾸는데 …

최씨의 말을 들으면서 곰곰히 사색하고있던 김씨는 불현듯 무엇을 발견하기라도

한듯이 최씨를 눈여겨보며 살며시묻는다.

내 저와 허물없는 사이니까 하는 말이지만 재철이 걔가 어디 몸에 고장난데

는 없소?”

고장이라니, 그게 또 무슨 소리요?”

   최씨는 의혹에 찬 눈매로 김씨를 박아보며 반문한다. 김씨는 주저심이 들었지만

이미 쏟혀진 물이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 남자들의 제일 중요한 부분말이요.”

중요한 부분이라니?”

~ 왜 그리 말끼를 못 알아듣소. ,례를 들면 그 … 두 사향알지? 그 사향으

로 말하면배꼽말이요.”

   최씨는 점점 오리무중이다.

배꼽? 배꼽이 어쨌게. 내 재철이를 낳을 때 태줄을 단단히 조여 매라구 산파

보구 열당부했소. 그렇지 않았다간 배꼽으로 찬바람이 스며들어 평생 배앓이 한

다구.”

   최씨는 그곳만은 담보한다는듯 김씨를 보고 정색해서 대답한다. 물을수록 점

점 왜지밭으로 달아나는 최씨의 대답에김씨는 안타까운나머지 내놓고 말한다.

남자들이 사타구니에 끼인 고기말이우. 그게 사향의배꼽이지.”

, 그럼 고톨이 말이유?”

, 그렇지.”

, 그게야 제곳에 붙어있지, 정말이

. 우리 령감거하구 똑 같다니깐.”

   최씨는 의혹에 찬 눈길로 바라보는 김씨한테 가슴팍을 쳐대며 장담했다.

하기야, 없다는것이 아니지. 있어도 제구실을 못하거나 마사지면 남자들은 녀

편네 얻기를 푸주간 들어가는 소처럼 싫어 한다오. 누구한테 발설하지는 말고 조

용히 알아보오.”

   말을 마친 김씨는 갈길이 급하듯 다시 만나자 약속하고 총총걸음을 놓았다.

   김씨와 갈라진 최씨는 걸으면서 무수한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면 재철이가 사

방에서 들어오는 혼담을 물리치고 여태껏 요지부동인것은 김씨의 말처럼 쟁기에 고

장이라도 … ?! 알고도 모를 일이였다.

 며칠 후 화룡에 있는 최씨의 륙촌동생이 볼 일이 있어서 왕청에 왔던김에 겸사해서 최씨의 집에 왔다. 그것은 다름아닌 칠촌조카의 딱한 형편을 은근히 걱정해서 젊은 과부에게라도 중매를 서자는것이였다. 과부이긴 하지만 달린 자식이 없고 얌전하고 부지런한데다 또 재철이 보다 사년 년하로 사주팔자, 궁합을 때려보니 룡띠와

원숭이띠였으니 어느모로 보나짝이 어울릴것 같았다.

   이렇게 의논되니 재철이와 무릎맞춤 시켜야 했다.

 그날 점심 때 재철이가 집에 온것을 보고 재철의 이모는 얼굴에 화색을 띠우

며 말했다.

이보 조카. 젊은 색시가 있는데 장가

를 안 들려나?”

, 들면야 좋지요. 이모도 아시다 싶이 처녀가 어데 있어야지.”

   이렇게 김빠진 소리로 대답하는 조카에게 이모는 처녀는 아니라도 온전한 과

부라면 얻어서 살림을 꾸리는것이 본인에게도 좋고 부모님에게도 들어오는 복이라고 일러주었다. 생각과는 달리 과부라는 말에 재철은 송충이에게 쏘인것처럼 갑자

얼굴빛이 홱 변해졌다.

지금 소개하는 녀자가 그래 과부라는 말씀이세요?”

   재철은 이모에게 따지듯 반문했다.

왜 그러세요?”

   한 순간 침묵이 흐르면서 재철의 낯빛은 어떤 모욕이나 굴욕을 받은듯 검붉어지더니 드디어 자리를 차고 일어나면서 엄숙하게 이모를 쏘아보며 모를 박는다.

나는 숯총각이란 말이요. 숯총각!!!  티끝하나 상하지 않은 순수한 총각!”

   재철은 이모와 어머니를 번갈아 보면서 또 입을 함박같이 열었다.

총각이 그래 얼굴뜨겁게 남의 가문에 시집갔던 녀자한테 장가를 들다니 웃기는

일이 아니요? … , 나이를 먹었다구 더러워서 원 …”

   이 말을 들은 최씨는 모처럼 온 동생보기도 미안하여 괄괄한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

그래, 재간 있으면 래일이라도 당장 처녀를 얻어서 장가가던지!”

   좋은 일에 나서서 감을 놓는다는것이 그만 된서리를 얻어맞은 재철의 이모는 무안해 몸둘바를 몰라하더니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조카, 내 롱담이요. 그냥 해본 말인데… . 그렇구 말구, 총각으로서 한번 타문에 입가했던 녀자와 결혼하다니, 어림도 없는말이지. 내가 어디 조카를 모르오. 김재철이

를 …… .”

   이모는 쓴 웃음을 지었다. 돌아갈 때조카에게 한마디 남겼다.

이보, 조카! 처녀장가들 때 이모한테 잊지 말고 알리오.”

   재철의 이모가 돌아가자 최씨는 참을 수 없어 아들을 닦아세우기 시작했다.

그 주제에 처녀타령은… . 과부는 녀자가 아니냐? 사람이 똑똑하구 사리밝

으면 되는게지, 무슨 놈의 처녀야! 입은 왜 자꾸 비죽거려. 눈은 왜 흘기구 … , 그게 총각의 호기냐! 못나게스리 …….”

   최씨는 얼굴에 주름살을 세우고 가슴이 후끈할 때까지 아들을 몰아세웠다.

   재철은 어머니가 하는말을 이 귀로 넣어서 저 귀로 흘리려고 무등 애를 쓰지만 예민한 신경이 그것을 허락치 않는다.

야~ 말이 많다. 무슨 말이 그리 많습둥? 병이나겠습꾸마. 참읍소, .”

참다니? 네 꼬라지를 보구 참을 수 있어? 병이 안날 수 있어? 왜 대답 못하

. 할 말이 없지. 할 말이 있거든 좀 해보아라. 에잇~ 나원, 골치아파서 … .”

   최씨의 목소리는 오늘따라 유난히도 굵다. 아들이 묵묵부답으로 창밖만 하염

없이 내다보는 모습을 보노라니 새삼스럽게도 김씨가 일러주던 말이 떠올랐다.

시 김씨의 말처럼 아들한테 정말 그런 병이라도 있다면 ……, 또 그런 말 못할 고

충때문에 장가가기를 무조건 거부하려는게 아닐가? 이제 더 난처할것도 없다.

모 자식간에 부끄러울게 뭐람. 한탄만 하지 말구 알고 넘어가야지. 최씨는 불쾌했

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히고 아들을 바라보며 근심걱정에 싸여 묻는다.

. 그럼 네 몸에 무슨 병이라도 있는게 아니냐?”

무슨 병?”

그 무슨 병이라더라. 옳지 녀자 싫어하는 병, 그 병 말이다. 그래서 장가들기

를 우물에 빠지는것만큼 싫어하는거지. 맞지? 맞으면 맞다고 대답해라! 그럼 엄

마가 더는 꾸중하지 않을것이니까. 한약, 중약, 귀중한 약을 아끼지 않고 아, 옳지. 유명짜한방생진료소까지 데리고 가리다 …”

   재철은 얼뜨름해서 어머니 입만 바라본다. 최씨는 무릎걸음으로 재철의 턱밑

까지 다가가 앉아서 따지고 또 따진다.

왜 대답이 없냐? 부끄러울게 뭐냐? 옳으면 옳다 아니면 아니라구 시원히 말

해야 무슨 방도라도 있을게 아니냐. 우물

쭈물하기는 … ”

   낯간지러운 물음을 함부로 던지는 어머니가 정신이 잘못되지나 않았나 하는 생각에 또 너무도 어처구니 없어 재철은가시돋힌 눈길로 퉁명스럽게 내 뱉는다.

거참, 묻다 묻다 별 치사한것까지 다 물어 보재이요. 병이 있어서 장가 아니가

는것도 아니요. 나도 다 요량이 있소.”

   재철은 영문도 알지 못하면서 추측만 하는 어머니를 아니꼬운 눈길로 찔러 보

고는 씨근덕거리며 제방으로 씽하니 들어가 버렸다.

  “!”

   요란한 문소리에 최씨의 가슴은 섬뜩해졌다.

   기실 재철이도 장가들어 오붓한 가정을 꾸려 살고싶은 마음이 없는건 아니다. 더는 이렇게 늙은 부모의 어깨에 매달려 짐이 되고싶지 않았고 진정 자신의 힘으

로 오붓한 가정도 꾸려나가야 했고 더욱기는 자식의 도리로 부모를 고양해야 마

땅하다는것도 모르는 바가 아니였다.

   다만 어려서부터 고생을 모르고 부모의 응석받이로 자라온 자신이 일단 가정

만 꾸리면 끝인것이 아니라 뒤를 꼴 자신이 없었다.

   남녀관계에 있어서 진정한 사랑을 말하는것도 이제는 옛말이나 다름없다.

금 세상에 사랑이니 정조니 백년해로 한다느니하고 말하는 사람은 결코 입에 발

린 말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그것은 벌써 이미 정거장을 떠나서 과거라는 긴 텐널

을 통과한 줄도 모르고 지나간 렬차를 기다리는 무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십년 이

십년 쌓았던 정도 일단 수입 래원이 탐탁치 못하거나 포개놓은 돈이 없으면 안해

들이 삼십륙계에 갈자를 놓는것이지금의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혼인문제를 분석해보니 다 지랄같은 일이라고 단정한 재철

이다. 부모가 뼈빠지게 벌어온 돈으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자기의 친구 국석의 처지를 생각해 보았다. 안해와 리혼하니부모가 갖춰준 재산이 두 쪼각났고 불쌍

한 어린것은 늙은 부모한테 얹혀졌다.

   요즘 결혼을 따지고보면 신세만 조지는 일이여서 차라리 결혼따위는 접는편

이 낫다고 생각한 재철이다. 사실상 자기의 주변에 이와같은 일이 비일비재이다 보니 재철은 혼인에 대하여 은근히 겁을 집어먹고 아옛 단념했다고할가.

   그리고 재철은 요즘 녀성들이 머리속에 그리는 모든 허영에 만족을 줄만한 능력도 없고 또한 녀자들의 따뜻한 사랑을 잡아 당길만한 매력과 자격도 갖추지 못하였다.

러므로 재철은 다른 사람이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는것을 보기만 해도 어깨 바람이 날일

인것보다도 고생보따리를 만드는 시작이라고 여겼다. 더우기 부모가 일궈놓은 재산,

어들인 돈으로 결혼을 한다손쳐도 그것은 장구지책이 아니였다. 본시 일하기를 싫어하

는 재철에게는 일단 결혼만 하면 수레멍지에 목을 들이미는것과 다름 없거니와 가정의 중임을 떠 멘다는것은 결코 태산을 등에 진거나 다름없이 무서운 일로 간주되였다.

   장가를 안가니 얼마나 좋은가! 너무나 여유롭고 편안해서 죽을 지경이다. 무슨 일에서나 관계하는 사람이 없으니 참으로 자유자재가 아니더냐. 혹시 늙으면 외롭고 고독할진대 그게 무슨 대순가. 지금 혈혈단신으로 지내는 로인들을 보면 자식이 없어서 홀로 지내게 되였는가? 또 경로원에서 만년을 보내야 하는가? 경로

원이란 듣기좋은 말이지 기실은 살지 못해서, 죽지 못해서 부득불 찾아가는저승

나 다름없는 일이다. 자식이란 결코 빛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제멋에 사는 요즘 세월에 모든게 다 쓸모없다. 죽어도 진심으로 울어주는 자식마저 별로 없는 요즘 세월에 가정을 일궈 놓고 땀으로 등을 쪽쪽 빨며 고달프게 한생을 살건 뭐람. 그러니 장가를 가고싶은 마음이 추호도 있을 수가 없다. 밥을 먹든 죽을 먹든 똥을 먹든 제멋대로 사는게 최고다.

   재철의 이런 속셈을 모르는 부모들은 옛날 그 시대, 그 생각만으로 덮어놓고 대를 끊는 불효자식이라느니 제 노릇 못하는 바보라느니 더 나아가서는 불감증까지도 의심하고있으니 재철은 환장을 아니 할 수 없었다.

   이제 더는 부모를 속이지 말고 자신의속셈을 시원히 툭 털어 놓아야 했다.

   어느 날, 재철은 자기가 품고있었던 생각을 어머니한테 모조리 털어놓았다. 재철의 입에서 술술 튀여 나오는 말이 꼭 옳은지 그른지 흐리멍텅한 정신에 최씨는 명확히 판단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 말에 수긍할 수도 없었다. 사람이란 태여

나서 세상에 남기는 흔적이란 결코 자식이 아니겠는가. 자식마저 없는 사람이라

면 이 세상에 태여난 보람 또한 무엇이고 살아온 보람 또한 무엇일고? 애면글면 자식하나 때문에 속말리우고 아껴먹고 아껴쓰면서 지어는 속옷과 양말까지도 볼품

없이 기워 입으면서 대학공부까지 시켜온 자식이 글을 너무 많이 읽어 대뇌가 이렇

게 까발가졌을가. 건강한 생활관념도 없이 자신의 안일과 호사만 추구하는 리기

적인 인간으로 추락된 상통을 보니 속이 우글부글 괘 번져지는것만 같았다. 아무

리 자식이라도 두 손으로 자기의 운명을 개척하는것이 아니라 평생을 부모에게만 의거하고 부모가 죽을 때까지도 코등에 붙은 밭알마저 핥아먹고살겠다는 낌새

를 알게되니 눈에 불이 번쩍나게 귀뺨을 쳐주고싶었다. 최씨는 가까스로 올리치미

는 울분을 참으며 아들한테 따졌다.

그럼, 장가를 아주 안 갈 심사냐?”

야~ 몇번 곱씹어야 알아듣겠소. 갈게면 언녕갔지, 이러구 있겠소?”

   재철은 저쪽에서 오히려 답답하다는듯이 고개를 쳐들고 천정을 바라보며 담

배연기를 푸 ㅡ 하고 내뿜는다.

그렇다구구데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냐!’세상인심이란 결코 네가 생각한것

처럼 다 그런건 아니다. 녀자들도 다 그렇게 매정한게 아니지. 그냥 인물이 수수

해두 속 머리깊고 얌전하면 되는게고 너만 처신 잘 하면 안해들이 싫어서 달아나

겠니…”

   최씨는 애원하다싶이 아들한테 빌붙는사정이 되였다.

   최씨는 생전에 아들며느리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도 손군한테서할머니라는 그 정다운 호칭도 듣고싶었다.

그렇지만 재철은 요지부동이다. 그에게는 어떤 원대한 리상이나 목표, 혹은 사업성취를 위해서 장가를 가지 않는것이 아니라 오직 생각하는것이란 흘러가는 세

월에 눈물없고 한숨없는 향락의 생활뿐이였다. 그는 인생의 비애라는것을 아직 맛보지 못하였다. 태여나서부터 부모의 보살핌속에 장성했으니 무엇이 슬픔이고 고통이며 고

생인지 전혀 체험이 없었다. 가정에서 늘 자기중심으로 매사에 무엇이든 없다하면 챙

겨주는것이 부모였고 무엇이 부족하다 하면 만족주는것이 부모였으니 부모의 뒤바닥거

리가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수 없는 처지로 되였다.

자꾸 나한테 장가들라고 윽박지르지 마오. 그건 나를 죽어라는것과 다름없소. 생각해보오! 내가 언제 일해봤소, 고생해봤소, 돈벌어 봤소. 여태껏 아무 걱정없

이 잘 살아온것도 돈 잘 버는 부모를 만난 덕인줄아오. 장가는 들기 쉬워도 뒤를 꼴 재간이 없다구 몇번이나 말했소. , 그리구 또 있소. 지금 여자들은 약아빠져

서 결혼등기 할 때 재산 문제에서 부부공동재산이라고 딱 찍어 놓아야 달갑게 시

집온다오. 아이낳고 그냥 재미있게 살면 몰라도 사람이 마음이 변하는것은 귀신도 모른다는데 일단 등을 돌리면 털고나앉을건 나뿐이요. 그 다음은 어떻게 살란말

이요? 다른 사람은 나만 못해서 안해 떼우구 어린 자식을 끌어안구 한시도 안새

할새 없이 헐헐 허둥대며 살겠소? 내 말이 틀리오? 틀리면 틀린다고 대답하오!”

   이번에는 재철이가 어머니한테 장답을 재촉했다.

아~ 기가막혀!”

   재철의 말을 들은 최씨는 너무도 억이막히고 기가차서 긴 한숨을 뿜어냈다.

   자식하나라구 덮어놓고 귀해하며 자래운것이 도리어 죄가돼 늙으막에 자기한

테로 돌아올 줄을 꿈에도 생각못했다.

   이래서 옛성현들은"귀한 자식 매 한대 더 때려라" "일을 시키라"고 조언했

던가 싶다.

   조수같이 밀리는 실망과 후회의 점철속에서 고민에 빠진 최씨의 마음은 침

침하고 어둡기만 했다.


发布人:郭艳 发布时间:2015年2月2日 审核: 洪美兰 发布单位:文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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